6개월전 털복숭이 가족을 떠나보낸 후기..

669006No.391592022.03.04 00:51

가끔 아직 강아지가 어린데 다가올 이별때문에
두렵다 무섭다하는 글이 올라오길래
센치한 새벽감성으로 제가 겪은 심경의 변화 한번 공유해봅니다

6개월 (참나 벌써 6개월..)전에 사랑하는 강아지를 강아지별에 보내줬어요
마지막에 아프다가 간거라서 처음에는
숨을 거두고 천사처럼 잠든걸 보고
안심, 안도가 느껴졌습니다
계속 언제 어떻게 발작할까 숨을 거둘까 두려웠던 매분 매초가 저희한테도
너무 괴로웠어요 아이가 아플까봐 고통스러울까봐 너무 무서웠어요
그래서 아이구 이제 안아프겠네... 편히 쉬어라 그런마음이 컸네요

그렇게 장례를 치르고 일주일동안은 약간 감정없는 멍.....한 바보처럼 살았네요
하는일이 바빠서 집중하고 사니까 어떻게든 밥먹고 숨쉬고 일하고.. 정상인인척 살았어요
일하고 사람들 대할땐 괜찮은데 혼자있으면 계속 울었어요 마음이 힘들었어요 슬펐어요 운전이 위험할만큼

그러고나니 한달, 두달 시간이 가더라구요
문득 생각날때마다 떠올릴때마다 눈물이 났어요 강아지 물건, 추억 볼때마다 생각날때마다
눈물이 고였어요
3달쯤 지나서 아이가 마지막까지있던 병원에 갔는데.. 너무 무섭고 힘들어서 울었어요
그때 무서웠던 기억들 두려웠던 감정들이 너무 힘들더라구요 그렇게 계속 생각나고 눈물 또르르 또 몇달을 보냈네요

그러고 또 한달, 두달....
문득 생각해보니 조금은 그 친구 없는 삶에 나도 적응을 하고 사는것이 느껴집니다 떠올린다고 무작정 눈물이 안고이네요
편히 잘 있겠지..그립고 보고싶다..
하지만 미친듯이 그리워서 엉엉은 아니예요
남은 강아지들한테 더 잘해야지 추억 쌓아야지 그런 생각 듭니다 그리고 못본다는 슬픔보단 늘 어딘가에 마음이 함께하고 내 가슴에 살고있는 느낌도 들어요

결국 살아지네요
상상도 못하겠던 이별이고 막연한 두려움이였는데 또 이렇게 살아지네요

아직 부모님이 살아계시지만
내 부모인 우리가족을 보내는거랑
내 자식같은 동생같은 매순간 조건없이 사랑해주고 기다려주고 반겨주는 털있는 친구를 보내는거랑은 참 다른거같아요
다를거 같아요..
슬픔의 크기나 사랑의 크기가 다르다기보단 결이 다를거같아요

이 작은 털복숭이친구가 우리에겐 우리 삶의 일부분이지만 그에겐 그녀에겐 우리가 다고 전부예요ㅠㅠ
참 말로 표현을 다 하기도 힘든 엄청난 사랑을 주고 가르쳐주는 소중한 친구들입니다 그러니 아껴주세요

미리부터 이별을 두려워 마시고
남은 기간을 행복하게 즐겁게 따뜻하게 보내주세요 같이
아이들이 바라는건 그게 다인거 같아요

이렇게 글을 쓰면서 또 생각나고
그립고 만지고싶고 냄새맡고싶고
그렇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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