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사이 거리감이 서로 다를때

798976No.409922022.06.17 12:11

제가 생각하는 친구랑 얼마나 친한지와
이 친구가 생각하는 저랑 얼마나 친한지가 다를때 어떻게 하세요?

저보다 어린 친구가 있어요. 거의 몇년전에 회사에서 친해진 친구라 매일 보는 편이고 이성이구요(뭔가 동성인 친구와 이성인 친구의 차이도 있을까 해서 적습니다). 보통 저보다 어리면 동생-누나/언니 사이로 적당히 친해지는데 얘는 어쩌다보니 야 너 해도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 사이가 됐어요. 여기까진 저도 뭐 거슬리는건 없구요.

그래도 저는 얘를 아무래도 동생으로 보는 면이 좀 있고 원래도 집안에서 장녀이다 보니 동생을 케어하는+언니대접받는데 익숙해서 얘랑 완전절친한 친구라기엔 좀더 거리감이 있는 편이에요.

동갑에 동성이면 거리낌없이 할 수 있는 장난이나 비밀얘기 같은건 잘 안하는 편이고

사람이 불편하다기보단 이정도 얘기까지 하기엔 덜 가까운거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근데 얘는 저를 더 가깝다고 여기는거같아요.

본인이 어제 가족이랑 통화하면서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했는지는 기본이고 꿈꾼 얘기나 장본얘기도 다 해요. 퇴근할때 몇번버스 타고 텀이 얼마나 되고 오늘 소화는 잘되는 편이고 등등 시시콜콜한 것부터 본인 일정이나 약속공유는 기본에 비밀이 없어서 얘네 가족이 어떻게 생기고 얘네 동생이 애인이랑 언제 싸웠고 동생의 결혼/자녀 계획이 어떻고 어젠 뭘 시켜먹었으며 어제 귀가를 몇시에 했는지도 알 지경이에요.

심지어 설사가 급해서 지릴뻔... 했다거나 지금 화장실이 너무 급해서 게임하다가 어떤 애기가 트롤짓해서 나도 똑같이 해줬다거나 하는, 부끄럽거나 말하기엔 못돼보일까봐 안하는 얘기도 하구요. 걍 둘이 있는 장소에서는 방구 트름 막 해요. 심지어 코에 갖다댐..

그러면서 저도 이런 얘기를 그냥 막 하길 바라는거같아요. 또 제가 누구 만날 약속이 있었는데 그걸 얘기를 안해주면 서운해해요. 퇴근루트가 같아서 매일 같이 가다가 약속있다고 따로가면 서운해하는건 뭐 이해간다쳐도, 주말에 개인적인 약속 있어서 친구만났고 얘랑 상관없는 거니까 얘기 안하다가 나중에 둘이 대화할때 어쩌다가 '아 내가 저번주말에 누구 만났는데..' 이러면 약속있었냐고 근데 왜 말 안했냐고 물어봐요. 왜 얘기해야하냐고 물어보면 딱히 이유는 못대는데 본인은 얘기 해주는데 저는 맨날 만나고 와서야 얘기해준다고...

이러니까 전 가끔 얘가 욕도 장난으로 하고 더러운 얘기 하는거나 이런게 저를 본인보다 낮춰보고 무시한다고 느껴서 화내는데

얘는 오히려 그만큼 가까워서 그런건데 벽친다고 서운해하고 그러거든요...

이걸 거리 조율을 어떻게 해야되는지를 모르겠어요. 저는 성격상 진짜 몇년된 애인이나 형제자매 사이에서만 할 말이나 행동인데 얘는 완전 친한친구사이에서도 자기가 하는만큼 행동할 수 있는거 아니냐는 입장이에요. 그만큼 제가 어느정도의 선이 있는걸 이해를 잘 못하는거같구요.

제가 일방적으로 얘처럼 행동해서 제 거리만 좁히는것도 이상한거같고 그렇다고 너도 이제부터 적당히 나처럼 행동해달라고 하기도 애매하고요. 뭔가 제가 꼰대같은건 있지만 아무래도 나이차도 있으면 뭔가 선이 더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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