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원 69기다 우리 때 악기바리는 이러하다.

498967No.411342022.06.25 18:27

악기바리



초임검사들의 악기를 다지는 전통





임용 첫날부터 5차 회식에 끌려가 폭탄주를 안주도 없이 몇십잔을 원샷해야한다.



철모르던 초임 시절 나도 빙 둘러앉은 선배들 앞에서 쏘맥에 폭탄주 20잔을 들이켜야했고



독한 폭탄주를 허겁지겁 계속 삼키느라 속이 뒤집어지기 일보 직전이였다.





14잔째 먹는데 위산과 알콜이 확 느껴지면서 삼킨 술이 속에서부터 올라왔다.



위액섞인 술을 입에 물고 얼굴이 벌게져서 있는데



한동출 차장검사님이 가슴팍처럼 달려와서 귀싸대기를 걷어차고 호랑이를 올려붙였다.



당연히 입에 머금고 있건 술 토사물은 바닥에 뿜어졌다.



나는 그날 한동출 차장검사님께 종아리가 부러지도록 맞았다.



쪼인트가 끝나고



한동출 차장검사님이 바닥에 쏟아진 폭탄주 토사물을 그리키며 말했다.



"악으로 먹어라"



"니가 선택해서 온 검찰이다. 악으로 먹어라."



나는 공포에 질려서 무슨 생각을 할 틈조차 없이 토사물들을 핥아먹었고



한동출 차장검사님의 감독 하에 남은 폭탄주까지 전부 마셨다.



그날 밤에 한동출 차장검사님이 나를 불렀다.



담배 하나에 불을 붙여 건네주며 말했다.



"검사는 외압에 굴해서는 안된다. 여기는 법무부가 아니다. 정권 바뀌면 바로 엎드리고 코드 따라 인사 갈아치우는 곳이 아니다. 아무리 한 권력에 충성해도 필요없으면 가차없이 버려진다. 검찰 뿐만이 아니다. 공직사회가 그렇다. 아무도 토사구팽 하는데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 않아. 그래서 무슨일이 있어도 소신것 수사하는거고, 좌천이라도 당하면 금의환향 할때까지 악으로 버티는거다. 토를 못먹겠으면 못먹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어야 해. 그걸 보려고 다시 먹으라 한거다."



"명심해라. 검사는 자신의 사건을 피하지 않는다."



그날 나는 말 몇마디에 술이 깰수 있음을 깨달았다. 나 그날 술 몇잔에 검찰정신을 배웠고 검찰정신에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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