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할만하다. 배나온 39살 아저씨의 이야기입니다.

573590No.443192023.01.23 01:15

팔불출처럼 아내 자랑과 결혼은 해볼만하다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데
술과 익명의 기운을 빌려서 제 10년 화장실 친구인 개드리퍼 분들께 해봅니다.

전 와이프와 7년 연예를 하고 29살에 결혼을 하였습니다.그리고 9살의 아들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28살에 취업한 첫 직장의 첫해 연봉이 2400만원 이고 3천만원 가지고 결혼을 하였으니 능력도 없는 놈에게 사랑하나 보고 시집을 왔습니다.

돈을 많이 벌기 보다 꿈을 쫓고 싶다고 선택한 첫 직장에 가는것도 응원해 주었으니 돌이켜 생각해보니 선녀가 따로 없네요.. 확실한건 만약 제가 딸이 있다면 저에게 결혼을 시키지 않았을 겁니다...

경제개념 하나 없이 결혼을 해보니 생활이 순탄치 많은 않았습니다.
신혼 때 돈때문에 자주 다투기도 하고 아이를 가지려고 하니 처음으로 넉넉하게 돈을 벌어야겠다고 상각했습니다.

페이가 좋다는 IT회사의 영업팀으로 이직을 해서 7년간 밤낯없이 최선을 다해서 지냈습니다.
연봉도 IT직군 상위권이 되고 재정적으로는 여유가 생겼으나 앞만보고 달려가면서 아내를 너무 외롭게 뒀었습니다..

너를 위해서 돈을 더 벌어온다고 해놓고 결국 다른 이유로 힘들게 만든거죠..

10년을 넘게 봐오면서 아내를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저로인해 방치된 아내는 너무나도 마음이 아 픈 사람이 되어 있었어요.. 일만하고 밖으로 것도는 쓰레기처럼 살다가 이혼이 아니라 이러면 아내가 정말 죽을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반드시 칼퇴, 밀린 일은 아내와 아이를 재우고 나서 하였습니다.

일하던 곳이 아무리 성과가 좋아도 일찍 퇴근하면 찍는 곳이만 굴하지 않고 마이웨이 하면서 견뎠습니다. 그곳에서는 미래가 없더라도 나 하나 믿고 곁에 있어주는 아내와 아들이 있으니 무었이든 할 수 있으니깐요..

그러면서 이제는 AI 스타트업의 CMO로 스카웃되어 자리를 잡고 지내고 있습니다.

일이 있어도 무조건 퇴근, 해야할 일은 집에서 한다.의 원칙을 지켜가면서 잘 지내보고 있습니다.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려고 집을 사서 (아직도 빚이 많지만) 수도권 47평의 집을 보유하게 되었고, 연말정산 하려고 작년 소득을 보니 1.6억이 되었네요.. 올해는 좀더 기대해 봐야겠네요

이번 명절엔 지난주에 양가에 다녀오고 3식구 편히 쉬고 있습니다.
점심에 닭갈비 먹으면서 내 딸이면 난 나한테 결혼 안시킬껀데 자기는 참 용감한 것 같아.

라고 물어보니

저와 결혼을 고민할때 장인어른께서 "너가 정말 그 사람을 사랑한다면, 월세 단칸방을 해와도 감사하게 결혼해라."라고 말씀하셨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해주는데

너무 고맙고 사랑스럽고 미안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글 쓰면서도 고마워서 눈물이 나네요..

자기는 언제가 제일 힘들었어? 물어보니
넉넉하지 않았던 신혼 투룸 생활보다, 여유가 생겼지만 남남처럼 살았던 때가 가장 힘들었고 괴로웠다고 하네요..자기는 힘들어도 저만 자기를 사랑해주면 행복할 수 있다고..


부끄럽지만,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면서 제가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을 처절하게 사랑하고 회복하면서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가족이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지금 번 돈 다 저한테 쓴다고 해도 하나도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아요..

티비에 나오는 영끌족이 저인지라..한달에 5만원 용돈만 쓰면서 지내는데 그래도 행복합니디.

가족과 함께 하루하루 나은 내일을 그리면서 살거든요..
그러니 여러분도 서로 의지하는 반쪽과 함께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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