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소외감을 느껴요...

523288No.486742023.12.22 23:00

직장 동료들과 사이는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서로 간식 거리도 주고 받고, 업무도 도와주고 실없는 농담도 하고요. 싸운 일도 기분 상하게 한 일도 전혀 없어요.

하지만 뭔가 집단 안에 온전히 녹아들 수 없는...
그 특유의 소외감을 요즘 자주 느껴요. 제가 그 무리 중에선 가장 오래 일했는데도 말이죠..


마치 친구 3명이 길을 가고 있는 느낌이에요
둘은 대화를 연이어 하지만 끼어들기 애매한, 묘하게 겉도는 나머지 1명 처럼요.


언젠가부터 일방적으로 저만 말을 붙이는 것 같고...다른 동료에겐 던지는 농담이나 말장난은 제겐 전혀 하지 않고.. 저 빼고는 다들 어느정돈 가까워진 것 같은데...저에겐 일정거리를 지키는 듯한 느낌..


스스로 생각을 많이 해봤어요.
아무래도 그 무리에선 내 나이가 3~5살 정도 많은 것도 있고 (그렇다고 최연장자는 아닙니다) 직장 특성상 담당한 업무가 달라서 일이 끝나기 전엔 마주칠 수가 없어 대화할 시간이 마땅찮은 것도 있고...저의 커뮤니케이션 능력 부족일 수도 있거나..그리고 제가 사람 눈을 마주치는 게 좀 어려운 것도 있거든요. 이게 무례할 수 있을 거고..아니면 이미 적당히 친하지만 괜히 내가 더 예민하게 구는 걸지도 모르고.. 혹은 제가 너무 진지하게만 굴어서 다가가기 부담스러운건가 싶기도 하고...그리고 난 그렇게 재밌는 사람도 아니고 하니까..


그래서 제 딴엔.. 말문을 열어보려고 하고, 그렇다고 너무 노골적으로 다가가지 않으려 눈치재고, 주제가 끊기지 않도록,
공감이 딱히 가지 않아도 맞장구 쳐가며 리액션 해주고, 모르는 일이어도 성심성의껏 도와주고. 가능한한 얼굴을 마주 보려고 하고..(근데 이건...지금도 좀 힘들긴 해요;)



그래도 불현듯, 일하다 갑자기, 자기들 끼리 투닥거리며 웃는 걸 지켜보고 있으면. 내가 있을 땐 저러지 않지 않나...나한테도 그런 시시콜콜한 얘기 해줘도 되는데 하는..서운함, 소외감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더라구요.


제가 모르는 사이에 그들에게 실망이나 언짢음을 줬을지도 모르고, 부담스러운 친절에 거리감을 두는 걸지도 몰라요. 아니면 이미 다가왔는데 저도 모르게 단호하게 대했는지도 모르죠..근데 제가 그걸 체감을 못하니까.. 그건 그것 나름대로 답답하고...


겉도는 느낌을 받고, 돌아오는 대답도 왠지 의무적인 답변 같은...좀 더 가까운 직장동료가 되고 싶지만 그러기엔 너무 굳어진...

묘한 감정에 마음이 자꾸 술렁술렁 해요.



제가 일하는 파트에서 혼자 조용히 일을 하다가 갑자기 밀물처럼 들어오는 적적한 감정에 머리가 띵하더라구요. 여태까지 이런 기분 느껴본 적 없었는데. 진짜 의욕 뚝 떨어지고...아이러니하게도 아무도 나한테 안왔으면 좋겠고..이럴거면 완벽하게 아무 접촉 없는 딱 1인 업무만 했으면 좋겠고..

감정이 격해지다 못해 매몰되버려서 일하다가 갑자기 멍하니 있게 되더라구요..

앞으로 송년회도 있고한데. 티내지 않고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이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을지 걱정 돼요.. 나이를 이만큼 먹고도 어른 되려면 멀었네요




실없는 투정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유독 너무 복받쳐서.. 여기서라도 풀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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