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참을 수가 없어 정신병원 진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643277No.519762025.03.01 15:46

저는 30대 직장인입니다.
평소 직장에서의 제 이미지는 저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맡은 일 열심히하고 능력 있는 대문제 T, 저를 잘 아는 극소수의 이들에게는 대문자 F로 알려져 있습니다.
MBTI를 신뢰하진 않지만 그렇습니다..3번 평가한 결과도 모두 ISFP입니다..

요즘 부쩍 화가 늘고 욱하는 순간 참기가 너무 어려움을 느낍니다.
직장에서는 나만 일하는 것 같고 옆에서 대부분 졸거나 잡담하거나 폰질하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면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표현은 굳은 표정과 강해진 키보드 타자 소리 뿐이지만 속에선 그들에 대한 증오와 분노가 끓어오릅니다.
그러다가도 그들과 막상 스몰토크를 잠시 나누면 이 감정이 또 순간 누그러들거나 아 내가 너무 꼬였구나 하고 느낍니다.
업무적으로 인정받는 순간에도 그뿐이지 이내 직장에서의 대부분의 시간동안 제 안에서는 날카롭고 뜨거운 화가 도사립니다.

여자친구에게도 화가 늘었습니다. 감정적으로 공감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엄청난 삐딱선을 타고 욱하는 표현들을 합니다.
여친은 대체로 차분하고 이성적인 사람이지만, 감정섞이지 않은 저에 대한 지적이나 탓을 할 때면 마치 AI와 대화하는 느낌에 거북합니다. 그러면서도 애교는 또 부리는데, 눈치 없이 타이밍 못재고 자기 기분대로 한다고 느껴져 버거움을 느낍니다. 스스로도 눈치 없고 말을 해줘야 모든 기억햇다가 그러려고 노력한다고 말합니다. 공감 능력 결여가 여친의 단점으로 강하게 느껴집니다..

원래 전 화가 많고 부정적이며 예민한 사람이라 스스로 생각해왔습니다. 그러면서도 매우 감정적이라 작은 일에도 쉽게 눈물이 나옵니다. 강아지를 사랑합니다..
20대때 학업적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려 공황발작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마음상담소에서는 병원가서 프로작 같은 항우울제 처방을 받도록 권했지만 운동으로 극복했습니다.
다만 그 때도 심각한 화 표출 때문에 가족 중 한명에게 심한 욕설과 함께 집에서 정말 폭력 행사 직전까지 간 적도 있습니다.

사람이 너무 어렵습니다..그들을 대하며 느껴지는 스트레스도 힘에 겹고 제 자신 또한 너무 예민해서 스스로가 감당이 어렵습니다.

대체로 사람들에게는 공감 잘해주고 이해심 많은 사람으로 통하는 이미지라는게 아이러니 합니다..

직장에선 안정적이고 능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결혼을 생각하면 현재 재무상태의 어려움, 노후 준비가 되지 않은 부모님에 대한 걱정, 스스로 너무 예민하고 이기적이라 느끼는데 누구와 함께 살 수 있을지에대한 불확실함이 원인이 아닐까 싶지만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불교철학에도 기대보고 심리학, 인문학에도 발을 담가봤지만 나아지는 건 쉽지 않습니다..그래서 이번엔 병원 약을 먹어볼까 합니다...

방금도 여친과 싸웠습니다..횡설수설 해서 죄송하지만, 그냥 답답하고 혼란스런 마음에 여기에라도 글을 쓰며 마음을 정리해보고 싶었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건강하고 무탈한 삶을 기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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