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늑대의 일기

                   뭐라고?

내가 매일 밤 울부짖는 까닭은 나를 과시하고자함이 아니요, 오롯이 어린 나의 새끼에게 세상의 흉흉함이 다가오지 못하게 함이라.
 세상을 거닐다 보니 '인간'이란 종족이 가장 무섭더라. 그들은 배고프지 않음에도 사냥을 하고, 
자신의 만족만을 위해 생태계라는 섭리에 벗어나 수 없는 동식물들을 죽여간다. 이런 인간들에게서 나의 아이를 지키고자 매일밤을 짖는다. 오늘 또한 무사히 지나갔구나. 아이야.. 이어미가 오늘도 너의 내일을 지켰단다. 이런 이유를 아는지 모르는지 배고프다고만 칭얼거리는 자식을 위해 오늘은 사냥을 알려주려 한다.
 "아이야. 사냥 이란것은 먹을 만큼만 하여야 하며, 절대 필요 이상의 것을 희생시켜서는 안된단다. 그리고 너무 많이 먹으면 기동이 떨어져 우리도 천적의 피해를 받을 수 있으니 항상 배고프지 않을 정도만 취하거라" 알아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들려오는 부산스러운 소리와 함께 주변에 널부러져 있는 사슴과 토끼.. "앗! 아이야 이리오렴 위험해"
"휘익" "푹"
어김없이 인간의 이기심이 어미늑대의 등에 날아와 꽂힌다.
"엄마? 엄마 괜찮아요? 엄마 등에서 피가나요. 엄마 저 밥안먹어도 되니 우리 돌아가요."
" 아이야 이 어미 품안으로 오렴 지금은 돌아갈 수 없단다."
이렇게 어미의 등에 수십발의 화살촉이 꽂힌다.
"야 저 늑대새끼봐. 안죽어 아 가죽 다 상하네"
그들은 배고프지도 않으면서..
"후..  아기..내 아가야 어디 다친댄 없구나.. 어미는 좀 있다 갈테니. 이 어미가 뛰라고하면 뒤도 돌아바지말고 뛰어 어제 우리가 잤던 곳으로 가렴. 그곳에 있으렴. 자 어서 뛰어"
"휘익"
"야! 저늑대새끼 안에 새끼를 품고 있었어 이야! 역시야생 동물들이 모성애가 강해~~ 야새끼는 명중이다 너 실력 많이 늘었다? "
인간들.. 너희들은 배고프지도 않으면서..
 수많은 화살을 맞으며 지키려했던 아이의 내일을.. 이젠 지켜줄 수가 없구나..
" 아이야 미안하다. 너의 내일을 지키지 못한것은 나의 짖음이 부족한 탓이요. 나의 판단이 부족한 탓이요. 내가 조금더 그들에게 사나워보이지 못한탓이란다. 부디 다음생엔 이 어미보다 더 너를 잘 지켜줄수 있는 그런 어미를 만나.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 삶을 살으렴.. 다시한번 내일을 지켜주지못한 이어미가 미안하구나"
그렇게 어미늑대는 한참을 새끼늑대를 바라봤다.
무릎을 굽히지 못한 채. 아니. 굽히지 않은 채.
어쩌면 어미늑대는 죽어가는 새끼늑대에게 단 한발에 화살조차도 더이상의 아픔도 허락할 수 없었나 보다.

오늘 복수를 마칠수있을것 같다

일년여간 쫓던 짐승을 잡았다

그놈에게도 새끼가 있었다 

새끼를 등지고 활을 맞던 짐승을 보고 동료는 불쌍하다며 저게 부모의 마음이라 한다

냉큼 활을 잡고 조준한다 

단발에 새끼를 맞추었고 새끼는 단발마와 함께 쓰러졌다

동료는 뭐하는 짓이냐며 화를 냈지만 내 복수는 이로써 끝났다

작년 아들 부부와 손주를 물어죽인 짐승의 새끼를 짐승의 눈 앞에서 죽임으로 내 복수는 완성되었다

이제 내가 흘리던 피눈물이 조금은 줄지 않을까 싶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저미네.. 아우 눈물나.. 내가 다 맞는게 낫지. 엄마가 되니 저런 짤이 젤로 싫고 마음이 아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