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비록 저희는 맛볼수없었지만 그동안 많은사람들의 입맛을 만족시켜주셨을거라 생각되네요 좋은곳가셨길 바랍니다.

중화분식.
자리 옮기기 전에는 화홍문쪽에 있었는데, 그쪽이 공사하면서 지금의 자리로 옮겼죠. (이게 2년전인가?)
방송타기 전에 자주갔었습니다.
탕수육이 알사탕처럼 동글동글한것이 신기하고,
정말 기존에 먹어오던 식감과는 다른 폭신폭신하고 고소한 맛. 그리고 뭔가 특별한 새콤달콤 소스가 일미였죠.
먹고있으면 할아버지 할머니 두 내외분께서 주방에서 나와 맛있냐고 말도 걸어주고, 오랫동안 요리하고 계신것에 대해 자부심이 있으신지 그와 관련된 이야기도 해주고 그랬었어요.
점심 때 가면 항상 우동같은 것을? 드시는 단골인 듯한 살짝 부랑자 같은 허름한 차림을 하신 분도 몇 분 계셨었고요. 아마 값이 싸니까 꼭 여기서 드시는 듯한 모습이었어요.
중화분식이라서 메뉴에는 떡볶이 같은것도 있었어요.
근데 그런메뉴는 맛이 없었고요.
짜장 짬뽕은 보통인데, 엄마가 해준듯한 정감어린 맛이었고요. 탕수육은 넘사벽 최고였죠.

방송 이후 어마무시한 대기줄을보고 탄식 했습니다.
그래도 어느 날은 정말 먹고싶어서 30분 대기타고 들어갔죠. 근데, 그 맛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한입탕수육일뿐 더이상 목화솜 탕수육이 아니었어요.
주방너머로 1차로 튀긴 탕수육이 산처럼 쌓여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여유가 없이 쫓겨보였고요.
짜장의 양은 현격히 줄어들고 맛도 완전히 3분짜장같은 수준으로 떨어졌고요.
이분들은 여유롭게 천천히 하나하나 정성들여 요리하셨던거지, 이렇게 대량으로 손님을 받아본적은 없으셨던것 같았어요.
맛이 변해서 화나는게 아니라, 그냥 할아버지가 좀 힘들어보여서 안쓰러웠었고, 그 뒤론 안갔습니다.

이 방송을 안탓다면 어땟을까요? 더운여름날 산처럼 쌓인 탕수육을 튀기면서 힘들게 일하시던 할아버지.. 좀 더 여유롭게 장사하셨다면, 더 오래 사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참 아쉬운 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