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넣어도 안아픈 제 동생.. 자식생기면 더하겠죠

438347No.73552017.10.30 10:43

어릴 적에 엄마아빠가 저보고 동생 갖고 싶냐 갖기 싫냐 물어보셨는데 제가 "있음 좋지.." 했었고
그 뒤 저한텐 일곱살 차이 나는 동생이 생겼어요ㅎ
갓 태어난 동생을 처음 만난 날도 아직도 기억해요
그동안 괴롭히고 때리기도하고 많이 울렸는데
이뻐하기도 진짜 많이 이뻐하고 많이 놀아줬어요
비행기 태워주고 간지럽히고 코깨물고 그럴 때마다 꺄르륵 웃는 동생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엄마대신 분유주고 기저귀갈고 어부바해주고..
동생도 누나누나 하면서 저 많이 따랐구요
눈에 넣어도 안아픈 동생이다보니 어디 다치기만해도 제가 더 맘이 아팠어요
밖에서 나가 놀다가 길 잃어버리진 않을까, 차 사고 나서 다치진 않을까
물가에 내놓은 아이마냥 불안하다는 느낌이 딱 그거였어요
문에 손끼여서 아프다고 펑펑 울거나 다쳐서 이마에 피나서 울 때도 제가 더 맘이 아프고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좋겠고ㅜㅜㅜ
글만 보면 엄청 착한 누나 같지만 못된 짓도 많이 했어요
누나 말 안듣는다고 때리고 그래서 엄마한테 엄청 뚜들겨 맞았어요
암튼 동생은 이제 다 커서 공군으로 군대도 갔다오고 어엿한 성인이에요
이제 같이 술도 먹고 자기가 계산하고 그러는게 아직도 신기해요ㅋㅋ
여자친구랑 데이트 하고 사진 찍은것들도 보면 웃겨요ㅋㅋ
그런데도 아직도 동생 생각하면 아직도 뭔가 짠하고 내가 지켜줘야할 것 같은 어리고 약한 존재 같아요
그래서인지 아직도 꿈에 동생 나오면
동생은 어릴 적의 모습이에요
제가 팔불출 같지만 사실 주위에 제가 동생 얘기 잘 하는 편은 아니라 외동인줄 아는 사람들도 있어요ㅋㅋ
암튼 제가 부모는 되본 적 없어서 잘 모르지만
형제인데도 이렇게나 깨질듯한 유리처럼 조마조마한데.. 부모들은 자기 자식이 아프거나 안좋은 일이 생기면 얼마나 절망스러울까요
생각도 하기 싫네요
그래서 뉴스에서 아이들 관련 안좋은 뉴스 접하면 아이도 불쌍하지만 그 부모가 얼마나 억장 무너질지 심정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가요..
제가 자식 낳으면 어린 동생 돌보았을 때처럼
얼마나 또 많은 걱정을 하고 안절부절 못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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