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졌서!

224838No.96462018.02.10 07:03

크리스마스 이브에 헤어졌어요. 차였네요.
더는 나한테 기대하기도 힘들다던 말. 내가 정말 잘 할테니 한 번만 믿어달라 울며 빌던 나. 결국 빌고 또 빌어서, 더 좋은. 더 나은 내가 될테니 지켜봐달라고. 그러면 그 때에 다시 날 만나달라고. 마치 사귀던 때처럼 매일 연락도 하고 즐겁게 지냈는데.

언젠가부터 그 사람이 내 연락을 안받았어요.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다고. 연락하겠다고 하기에 믿었고, 기다렸고. 이제는 기념할 수 없는 천 일이 되던 날 발을 삐어 다쳤다며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며칠만에 얘기하다가. 잠깐 졸았다 깼는데 다시 없어졌어요. 그 얘기 나눈 날이 7일인데, 8일 새벽 4시부터 지금까지 카톡의 1이 사라지질 않아.

그렇게 오래, 3년이 다 되도록 그 사람과만 지내던 나니까 어장도, 밀당도 아니란거 알아요. 그래서 더 아리송하고 힘들어요. 발 다쳤다 연락오던날 나한테 둘이 같이 아는 남사친이랑 나랑 친구랑 셋이서 논다니까 본인이 이런 참견할 자격 없는 거 알지만, 나한테 참견해도 되냐고 물어보고서 된다고 대답하니 작게나마 소유욕 과시하며 적당히 같이 놀라던 사람인데. 그러면서 헤어진 후로 처음으로 그 쪽에서 한 번 만나자고 얘기도 해줬으면서. 왜 또 연락이 안 될까. 무슨 일 있는 건가 걱정되면서 이제 나는 겨우 이쯤인가, 헤헤.

잠을 못자서 글이 엉망진창이네요. 아파서일까. 미안해요. 한 달, 그리고 또 반 정도 혼자 속에 담고서 끙끙거리던 짐이라 익게에라도 풀고 싶었나보다.

나는 행복하고 싶은데 왜 잘 안될까.. 모든 면에서 행복한데 왜 연애 하나 잘못 되어서 이리도 삶을 포기하고 싶은 걸까.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마음주지 말 걸. 바람만 안피면 안헤어질거라던 말을 왜 그렇게 믿었을까.

나를 원망하고 그 사람을 원망하고, 어떻게든 나를 보듬어 안아 괜찮노라 보담다가도 그 사람이 떠오르면 와르르 무너져 흩어져 버리고.

친구들 자는 옆에서 숨 죽여 울다가 차가운 중간방으로 혼자 몰래 나와서 잔뜩 울어버렸어요. 행복하고싶다. 슬슬 행복해도 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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