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 그러니까 20대 초반일때..
쇼핑하러 간다고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게 동대문이었음.
밀리오레 apm 두타 등등
길거리 판매도 많았지만 여러가지 편의상, 그리고 구경하기에도
쪼금 더 비싸더라도 상가 건물로 들어가서 쇼핑했음.
그땐 참 사람도 많고 재미도 있고..
하지만 그때도 문제점은 혼자 쇼핑하기엔 최악이라는 점.
판매상이 조금도 가만히 두질 않고, 누군가 같이 이 옷 어때? 라며 얘기할 사람이 없다면
갈 엄두도 안나는 곳임.. 멀기도 멀고 크기도 크고..
아마 지금은 빈자리도 많고 사람 자체도 줄고
한국 사람보다 대부분 관광객 대상으로 영업을 하지만, 이마저도 요즘 신통치 않음
물론 장사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대량으로 거래하는 도매시장은 그대로겠지만..
암튼 작년인가 오랜만에 추억 삼아, 와이프랑 동대문으로 쇼핑하러 갔는데
진짜 옛날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넓은데 비어있으니 더 없어보였던..
왜 이렇게 되었나.. 생각해보면 가장 큰 이유가 인터넷 쇼핑의 발달이렸다.
물론 가장 큰 이유이긴 하지만..
내 경험으로 비추어 볼때 여긴 시대 흐름상 너무 구식이다.
일단 최악의 시스템인 가격흥정.
이거 재밌어하는 사람들, 이 맛으로 가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열에 아홉은 대부분 불편해 하고 귀찮아 한다.
맘에 드는 옷 하나하나 집을때 마다 흥정하기도 진짜 부담이고,
그렇다고 부르는 값으로 그냥 사면 호구되니까 안할 수도 없고..
아마 중간에 어느 순간부터 가격흥정은 안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던거 같은데...
일반적인 시세보다 눈치껏 높게 부르는건 그대로 남아있더라.(두벌사면 티 한장 껴준다는 등 뭐 그런)
똑같은 옷이 이집에선 2만원 저집에선 3만원하니..
눈탱이 안맞을라고 그때 그때 시세공부를 미리 하고 가는 것도 웃기고,
가격이 공개되어 쇼핑몰끼리 경쟁하게 돼서 소비자에게 유리한, 인터넷 쇼핑몰이
흥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렸다.(물론 눈으로 품질확인이 안된다는 단점이 ㅋㅋ)
두번째, 직원들 호객행위
진짜 나는 이거 엄청 싫어한다. 그냥 편하게 눈으로 훑어보면서 맘에 드는거 있으면
알아서 물어보고 할텐데.. 좀 여유있는 쇼핑하고 싶은데,
무슨 룸싸롱 마담 마냥, 여기 보고 가세요~ 싸게 해줄께~
계속 말걸고 쳐다보니.. 쇼핑에 집중도 안되고..
그 불편함이 싫고 맘 약한 사람들은 또 듣다보면 거기서 의도치 않게 쇼핑하고 있게 된다.
그들에겐 나름 노력이고 경쟁력이라 생각하지만, 요즘같은 시대엔 맞지 않다.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이 그냥 짜증나고 천박한 장사 방식.
뭐 인터넷 쇼핑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저러한 불편한만 없었다면.. 아마 그래도 사람 구경하면서
입어보고 다양하고 싼값에 괜찮은 옷을 구하러 많이들 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가끔 득템하는 완소템들은 대부분 보세 옷들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