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교양이 밥먹여주는거 아니거든요...

죄송한데 한국대학 취업학교 맞아요. 저번에 sk이노베이션에서 서울대면 과 신경 안쓰고 무조건 데려다가 면접본적도 있는데.

40대 아재입니다.
옛생각이 나서 첨 쓰네요 ㅎㅎ

아주 꽤.. 오래전이지만 저도 대학시절 님과 같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전 인문계였지만.. 그때 역시도 너무 취직에만 몰두하는 주변 모습들이 큰 공허함을 주었다고 할까 ㅎㅎ.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그리고 제 나름대로 사유와 행동이라는 관점에서 4가지의 인간유형을 정립해 보았죠.

1단계:내가 먹고사는 문제에 관심있는 인간.
- 대부분 사람들의 모습이죠? 그건 아주 자연스러운 거고 평범한 것 같지만 우리는 누구나 생계의 위협앞에선 투사가 되기도 해요. 의약분업때 의사들이, 카풀반대하려고 택시기사들이 거리로 나가는 모습은 그들에겐 절실하고 자연스런 삶인거죠.

2단계:내가 먹고사는 데 하등 관련없지만 관심을 갖는 인간.
- 카풀과 택시의 상생을 고민하는 의사. 병영문화개선을 고민하는 여성. 올바른 사회적 육아를 고민하는 남성...
전 학생 특히 대학시절은.. 이 유형에 있을 수 있는 축복의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적어도 전기세 국민연금 카드값 걱정덜하고 생계의 좁은 굴레에 매몰되기 전, 그나마 세상을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니까요.

3단계:그래서 행동하는 인간.
- 먹고사는데 관련없는 문제를 고민하는데 그치지 않고 행동하는 사람이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부조리한 사회를 바꾸기 위해..
이익집단의 행동과는 다른거죠.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있을 수 있고, 전대협이나 한총련처럼 예전엔 청년대학생들이 많은 역할을 했죠.

4단계:그렇게 행동해서 사회를 바꾼 인간.
- 흔치 않죠. 행동을 해서 결국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사람. 위인 단계인거죠.

장황했네요 ㅎㅎ
전 대학시절 적어도 2~3단계의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그 때가 아니면 인생은 온통 내 먹고사는 문제해결에도 벅차거든요.
지금 전 결국 하루하루 먹고사는 문제에 치이며 살지만.. 그때 이런저런 고민을 했던게 그래도 많은 도움을 주네요. 내가 먹고사는데 직접적으로 관련없는 문제를 고민하는 연습은 나이들어가면서 배려와 여유의 모습으로 나타날 때가 많더라고요.

지금 하는 고민들 절대 시간낭비 아닐겁니다. 조금 뒤쳐지고 멈춘듯해도 충분히 값어치있을 겁니다.
학업도 열심히 하시고 관찰과 사유도 열심히 하길 바랍니다. 공대생이라고 그런게 불필요한 시대가 절대 아니거든요. 진짜 위대한 모든 기술은 인간에 대한 성찰로부터 나오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