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소개로 시작한 첫알바.
상냥하시던 A이모님, 친근하고도 재밌으신 B, C주방 이모님들, 유머러스하고 인자하신 인상의 점장님, 착하고 예쁜 오전 타임 알바 언니. 첫 단추는 너무 좋았습니다. 일한지 하루도 되지 않아 회식 날짜가 잡혔고 저도 오라는 소리에 눈치도 없이 알바를 소개시켜준 친구와 함께 참석했습니다.
가게에서 직접 고기를 구워주시며 많이 먹으라는 이모님들, 재미난 담소를 나누는 그 외 사람들 점장님이 좀 취하셨는지 택시비하라고 만원씩 쥐어주셨었는데. 저는 첫 사회생활에 가슴이 두근 거렸습니다.
5시에 출근해서 9시 30분 퇴근이었는데 5시 전에 오면 밥을 준다는 소리에 4시, 4시 30분에도 출근을 해봤는데 역시나 밥은 커녕 일부터 시키시더라고요. 저는 뭐지...? 라는 생각으로 일단 일을 하며 평소 먹던 시간대로 밥을 먹었습니다. 이럴 거면 뭐하러 일찍 오면 밥을 먹을 수 있다고 하셨는지... 가게 상황이 있지만 당시 오전 알바하는 언니도 있었고 제가 일찍 오면 오는대로 바로 퇴근해버리시더군요... 하던 일도 저한테 그대로 떠넘긴채... 게다가 9시 30분 퇴근이라지만 퇴근하면 10시였습니다. 추가수당 당연히 없었습니다.
하는 일은 많이 힘들지 않았어요, 그냥 카운터 일보면서 포장도 하고 주방에 오더 내리면서 서빙하고 그게 끝이었어요. 가게도 작아서 문제 없고 같이 일하는 직원 분들도 친절하고 재밌고... 하지만 시간 지나니 서서히 다들 본색을 드러내더군요.
A이모님은 제가 어디가 마음에 안 들으셨는지 제가 뭘 하기만하면 쏘아 붙이시고 화내시고 뭐라고 하시고 자존감을 아주 갉아 먹어 버리시더라고요. 아... 이게 사회생활이구나 하면서 악착같이 한 귀로 듣고 흘리고 열심히 마음의 병을 키워갔습니다.
이건 개인 사정이지만 당시에 저는 우울증이 있었습니다. 자기 혐오도 심하고요. A이모님의 말을 들으면 나는 정말 쓸모가 없는 사람이구나. 나는 정말 살 가치가 없구나... 하며 집에서 미친 짓을 하며 엉엉 울고 지금 생각하면 별 것도 아닌데 웃기네요.
이 때 당시 20살이었는데 가게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큰소리로 말합니다. 안녕하세요! A이모님은 저를 한번 슬쩍 쳐다보시곤 바로 자기 할일을 하세요. 다른 B, C이모님들과 점장님은 저를 반갑게 맞이해주십니다. 퇴근할 때도 안녕히 가시라고 인사하면 B, C이모님들은 너도 고생했고 잘 가라고 해주시는데 A이모님은 그냥 무시를 해버리십니다. 제가 너무 밉보였었는지...
주방에서 따로 조리되는 음식과 그 옆에서 조리되는 음식이 있는데 A이모님이 아무것도 조리하고 계시지 않길래 ㅁㅁ와 ㅇㅇ가 같이 나가야한다. 라고 말했더니 무슨 헛소리냐며 그건 이미 나가고 난 것이다. 라며 화를 내시더군요. 그래서 그건 이미 나갔고 이건 새로온 주문이다라고 말해도 안 들으시고 제가 착각한 거라고 쏘아 붙이시면서 막 화내시다가 보다 못한 B이모님이 제 말이 맞다고 편을 들어주셔서 그제서야 음식 조리를 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저를 한번 쓱 쳐다보고 그냥 마시더라고요... 사과 한마디도 없이... 저는 절대로 주문을 착각해서 잘못된 오더를 내린 적 없습니다.
그 뒤로 굳이 해도 되지 않은 일을 저를 시키시고 갑질 아닌 갑질을 시작하시고 인격 모독부터 아주 저를 박박 쥐어짜버리시더라고요. 집가서 속앓이 많이하고 많이 울었습니다. 왜 A이모님만 그러시는지 그 뒤 점장님과 착한 언니도 저를 대하는 태도가 A이모님과 똑같아지셨습니다. 알고보니 A이모님과 알바 언니는 가족이고 점장님은 가게 첫 영업할 때부터 A이모님이 일하셨다는 정보를 접하고 나서부터 그분들이 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가족이 일하는 곳에서는 일하지 말라고 하는 말이 괜히 있다는 게 아닌 것이...
처음 그 상냥하시던 A이모님과 등등 다른 분들은 어디가셨나. 그냥 저를 벌레보듯이 취급하시고... 제 친구도 저에게 많이 앓이를 했습니다. A이모님과 점장님, 그리고 언니 너무하지 않냐며 정말 화난다고. 그 뒤 저는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져 그만둬야하는 상황에 이르렀고(솔직히 당한 게 많아서 그런지 마음의 병만 남고 제가 뭘 당했는지 자세하게기억은 안 나는데 그때의 감정만 남아 있더라고요. 그래서 자세하게 못 적는점 죄송합니다) 저는 한 달 전 미리 통보를 하고 그만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병들 때로 병들어 버린 몸이라 심한 목감기에 걸려버리고 말하면 목이 아파서 큰소리를 못냈습니다. 일할때 미리 양해를 구했어야 했는데... 출근하자마자 사람이 많아서 말할 틈도 없이 일을 했습니다. 마스크? 당연히 못쓰게 하셨고 기침도 숨어가며 했습다. 큰소리를 낼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작고 쉰소리로 말했고 A이모님은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가게 분위기 흐리지 말라고 큰소리로 말하라며 화를 내셨습니다.
저는 아파서 제정신이 아니었는지 처음으로 a이모님께 대들었습니다. 제가 목감기에 심하게 걸려서 그러니 조금만 양해바란다고. 하지만 A이모님은 도중에 제 말을 끊으시곤 어쩌라고. 큰소리로 말해! 라고 하셨고 저는 계속 목감기에 걸려서. 또 말 끊으시고 그게 반복이었습니다.
저는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목이 아파도 큰소리를 내야했고 그냥 짜증나서, 그리고 또 어린 마음에 일을 당일 그만뒀습니다. 그러는게 소심한 복수라고 생각했나봐요. 아무튼 친구한테 너는 어쩔 것이냐 했더니 자기는 퇴직금 받아보고 싶다며 일을 계속 해본다고 하더군요.
알고보니 그 가게에는 2달 꼴로 알바생이 바뀌는데 바뀌는 이유가 A이모님 히스테리가 장난 아니라고 옆 가게까지 소문이 났더라고요... 저는 왜 알바가 많이 바뀌었는지 깨닫고는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그냥 그런 사람이구나. 정말 고생했다...
아무튼 이 푸념을 시작한 계기가 코로나로 인해 가게 영업이 안되는지 최근에 친구가 알바에서 잘렸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친구는 한 달만 더 일하면 퇴직금인데 바로 잘라버렸다네요 ㅋㅋ 그래놓고 B이모님이 그만두신다니까 또 친구한테 연락해서 2주간 해주면 안되겠냐 부탁아닌 부탁하고... 친구는 또 답답하게 한다고 그랬다네요. 같이 당한게 얼마나 많은데, 퇴직금 안 주려고 자른게 분명하게 보이는데도 참...
저 그만두고 새로운 알바생을 못구해서 A이모 막내 딸이 대신 일하나본데 깜짝 방문해서 근황을 흘러 듣다, B이모님이 너 다시 일해주면 안되냐고 사정사정 하셨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B이모님은 저한테 정말 잘해주셨었는데 하고 싶었지만 A이모님 상대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그냥 웃으며 넘겼습니다. A이모 막내 딸이 일하는게 영 별로였나봐요.
저는 일할 때 휴대폰 절대로 보지 않습니다. 널널한 시간에 그저 몇시인지 휴대폰 화면 잠깐 본건데 그거 갖고 또 뭐라고 하시더니 자기 딸들한테는 휴대폰 봐도 뭐라고 안하고 마감도 안 시키고 저한테 시키셨던 모든 일 안 시키고 직접 하시더라고요 ㅋㅋ 저도 누군가의 귀중한 딸인데 말이에요. 짓궂은 말들도 당연 안 하시고요. 아~ 그만둬서 너무 꼬숩다! 그대로 가게 망해버렸으면 좋겠네요. 점장이랑 거기 일하는 사람이 한통 속입니다.
참... 아직 제가 어려서 잘 모르는 걸 수도 있고 또 나이들면 다르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이 알바를 하고 난 뒤로 알바는 쳐다도 안 보고 있습니다. 돈을 벌기는 벌어야 할텐데... 내년에 새로운 알바 구해보려고요. 푸념 봐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