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남편이 원래 그런 성격이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그런 성격인데 제가 방법을 찾은 후로 많이 나아졌어요.
진짜 한 5년정도까지 제가 화내면 집을 나가거나 입닫고 게임 아니면 책을 읽었는데
나중에 서로 정답게 일상 대화 할때 애 어르듯이 "이짜나~ 근데 내가 화내면 왜 말을 안하는거에요?(원랜 존대 안함) 화가 너무 나는데 참는거에요?"했더니
제가 화내면 마구 혼란스러워진다고 합니다. 자기 자신이 잘못한것도 제 얘길 들으니 맞긴한데 전 화내면 원래 언성 높아지면서 혼내듯이 잘잘못 따지는 스타일이었거든요. 시어머니가 좀 강압적인 어머니 스타일인데 사과하든 안하든 어차피 혼은 났었고 저도 화내는 스타일이 비슷하다보니 혼나는것같고 이 상황을 그냥 넘기는게 최우선 목표가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그 상황을 회피하려고 하는거같다 하더군요.

변명으로 넘길수도 있긴 있었는데.. 하도 저거에 제 자신도 괴롭다보니 그다음부터 화내는 스타일을 바꿨습니다. 일단 제가 화낼 일이 벌어질때 저도 자리를 뜨고 혼자있을만한 곳으로 가거나, 다른 일을 하면서 잠시 생각을 하고 정말 최애애애대한 제가 이성적이고 화가 가라앉았을때까지 버티고 나서

남편에게 얘기좀 하자고 부른 후, 그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수습을 같이 얘기합니다. 만일 아이가 아빠때문에 기분이 상했으면 왜 상하게 했어!하는게 아니라 지금 아이가 엄청 상심했는데 가정교육 차원에서 쟤한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의논하고 싶다. 이런식으로 말을 꺼냅니다. 이렇게 시작하니까 얘기를 하더군요... 하나하나 풀어가다가 "어른인 우리도 다른 사람이 약속 어기면 사과를 받아야 기분이 풀리잖아. 쟤한테 미안하다고 하거나 사정을 설명하면 쟤도 어른 돼서 남한테 잘못했을때 사과를 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거같은데 같이 사과해보자"하는 식으로 했습니다.

저한테 잘못했을 경우에는... 제가 '화났다'를 표현하는게아니라 '매우매우 속상하고 상심해서 우울하고 쓸쓸하다'를 표현했어요. "나 진짜 여보가 그거 이렇게 안해줘서 진짜 속상해ㅠㅠ"이러면서 애교부리다보면 남편도 "어..어 담부터 안그럴게ㅠ"가 자연스럽게 나오더라구요ㅋㅋ 당황해서그런지 뭔지 ㅋㅋ
.
물론 제가 정답이란건 절대 아니고요.. 굉장히 시간도 오래걸려요.. 저거 하다가 진짜 열반에 들뻔도 하고 하다가 안돼서 결국 화낸적도 많지만 기본적으로는 남편이 정말 좋기때문에 할수있었던거같아요. 그리고 제가 노력하는걸 남편도 결국 알아줬기때문에 이젠 회피하려다가도 일단 "내가 좀더 잘 했어야 했는데"라거나.. 아니면 "나도 이렇게 더 잘 하려고 했는데 잘못생각했지만 최선을 다한건데 너무 울적해하면 나도 속상해 찡얼찡얼"하더라구요 ㅋㅋㅋ 귀여워짐..

몇년도 아니고 평생의 동반자로 결혼생활 하는건데 말이 통하느냐 안통하느냐가 제일 중요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