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소연

172448No.306632020.12.09 00:28

예전에 우울증으로 청소하는게 힘들어서 쓰레기장 같은 집에서 살고있다고 글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댓글달아주신것을 읽고 많은 힘을 받았고, 다행히 청소도우미 서비스를 불러서 청소를 했고 그 이후로는 그때처럼 엉망으로 살지는 않고 있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미래에 대한 기대감은 생기지 않고, 다시 사회로 나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채 집에서 하루하루를 지나보내고 있습니다.

강압적인 가정환경 속에서 뼛속깊이 박혀버린 낮은 자존감, 거기서 나오는 자격지심은 30이 넘는 나이가 되도록 연애 한번 제대로 못해본 사회적 낙오자가 되도록 만들었고, 스스로 부족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을 지우기 위해 억지로 달리고 달리다가 결국 주저앉아버렸습니다.

지금처럼 코앞에 마주하고 있는 나 자신을 애써 무시하며 항우울제로 버텨가는 삶이 진짜 내가 살아가는 삶일까 하는 회의감이 듭니다.

답이 없는 문제지만 이야기하고 싶은데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여기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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