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 맞춤법, 대화 미치겠어요.

531513No.407782022.06.03 15:35

썸 한 달 타고 사귄 지 한 달 지났어요.
다정하고 순수한 친구인데 눈치가 없고 답답해요.

썸 타고 지낼 때도 기적의 맞춤법과 문장 부호인 물음표 사용을 이상한 말에 붙여 버리고 답답함으로 저를 많이 당황시켰죠.

이 친구와 만나면서 가장 큰 문제는 대화입니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해는 합니다만 어휘 구사력이 너무 낮아 본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말이나 의견을 얘기할 때 구구절절 부연 설명을 하며 대화의 주제가 산으로 가며 본인도 무슨 얘길 했는지 잊어버려 했던 이야기를 또 하며 또 산으로 갑니다.

저 역시도 유식하지는 않지만 구구절절 부연 설명 없어도 문맥 파악은 빨리합니다. 이미 너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겠고, 이해했다고 눈치를 줘도 신나게 이야기 하다가 또 주제는 산으로 가지요....

그건 제가 이 친구를 좋아하니 이해해 줄 수 있는 문제지만 반대로 이 친구는 제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의도 파악도 못 하더라고요. 그럼 저는 이 친구처럼 길게 풀어 구구절절 설명해 주는데 여기서 저의 의도나 주제를 벗어 나 다른 쪽으로 해석을 해버립니다.
답답해 미칠 것 같아요.

아시는 분들은 아실 맥심원이라는 맞춤법 짤.
어젠 그걸 보여줬더니 웃으면서 하는 말이 저 짤의 맞춤법이 잘못됐다며 맥심원에서 원을 빼야지 하는데......진짜 당황스러웠어요. maximum의 뜻을 모르는 것 까진 이해하는데 맥심 '원'에 꽂혀서는 맥심이 맥심이지 '원'이 뭐냐며 웃습니다;;;; 궁금해서 물어봤어요. 너가 지금 잘못 이해하는 거 같은데 어느 부분에서 웃는거냐고 돌아온 대답은 '원'이 웃기답니다. 그래서 웃음 포인트에 대해 설명해줘도 이해를 못해서 말았어요.

이 문제에 대해 둘이 대화를 많이 했지만 그 역시도 도저히 이해 못하고 공격적으로 얘기하지도 않았는데 "내가 미안해 내가 그렇게까지 멍청한 줄 몰랐어 나한테 너무 화가 나고 쪽팔려"라며 자기 자신을 탓하는 말만 합니다.

저는 남친을 억지로 바꾸고 싶지 않아요. 제가 뭐라고요. 저도 똑똑한 사람이 아닌데... 하지만 남친이 친구들 사이에서 무시당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어느 정도의 맞춤법은 교정해 주고 싶다고 생각해서 심하게 틀린 건 말해줘요. 팔굽협혀기(팔굽혀펴기), 이재(이제), 재발(제발), 물음표 사용법까지 근데 그 때 뿐이네요.

오늘도 무척 답답한 일이 있었어요.
(운동을 하는데 어지러워서 일찍 끝냈다. 집에 도착해서 엘베를 탔고 어지러워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엘베 안에 사람이 개를 안고 있었고 개가 있는 줄 모르고 갑자기 개가 짖어서 놀랐다.) 이 얘기가 어렵나요??

남친은 개가 짖어서 어지럼증을 느꼈다고 생각하길래 위에 쓴 괄호 속 얘기들을 다시 해주며 개 때문이 아니고 컨디션 문제다 말하니 그럼 개 이야기가 왜 나온거냐 난 니가 개 때문에 어지럽다고 생각했다. 개 이야긴 그럼 왜 한거냐 그리고 집에 도착했는데 엘베를 탔다니 그게 무슨 소리냐 이러는데 하.....이걸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을 더 해줘야 할까요?

이 일 말고도 늘 항상!!!!! 대화할 때 흐름이 저래요.
그래서 같이 있으면 그냥 입을 닫고 있고 남친 얘기만 들어주는데 계속 산으로...정상으로...휴우ㅜ

저도 어휘력이 엄청 좋거나 말을 잘하거나 모든 말을 이해하지 못해요.
그렇기에 이 글을 나름 간결하고 짧게 간추리려 했음에도 길어졌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현명하고 똑똑한 개드리퍼님들 남친과의 현 상황을 개선할 방법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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