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소개팅 생각하면 할수록 화나는데 어떡하죠

854758No.485192023.12.05 03:39

최대한 정리해서 써볼게요
장문 죄송합니다

주선자랑 저는 직장 교육받으면서 만난 사이, 알게된지 한달좀 넘었고 아직 친해지는 중이지만 정말 좋게 생각함
주선자님 딱 공부잘하고 어수룩하고 착하신 스타일

주선자님과 여자 사이는 스피치학원에서 올해 3월에 만남
만난 첫날부터 말 놓기로 했다고 함
하지만 서로 잘 아는사이는 아니라고 함

주선자님이 저를 좋게봐서 소개시켜주겠다고 함
그냥 미국 10년 갔다왔다고만 듣고 이름도 못듣고 만나러 감

여자쪽 배려해서 한시간걸려서 여자쪽 집으로 감
6시약속 가는중에 10분 늦춤
웃으며 천천히 오라고 함
너무 말투가 당연해보였지만 그냥 눈감음
시간지나서 서울인데 지하철이 엄청 늦네여 ㅜ 함
괜찮으니 천천히 오라고 함
6시35분에 만남
35분에 도착한 나는 한시간동안 역에 가만히 서있었음
괜찮음 사람만 좋으면 됨

역앞에서 기다리는데 안와서 전화했더니 얼굴보고 아니라고 생각한 분이 맞았음 사진이랑 아예 다른사람이 나옴
저는 널널한편이라 대부분 여자 셀카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편임

만났는데 죄송하다는 얘기 없음
난 나름 몸이 안좋은 와중에도 셔츠에 니트 코트, 운동화가 낡아서 새 운동화까지 쇼핑해서 감
여자는 검정맨투맨에 낡은 롱패딩
패션 신경안쓰는편인데 그냥 나중에 복기하다보니 생각남

취직하고 오랜만의 소개팅이고, 초밥집 3개 양식집 3개 카페 3개 알아감
원래는 카페먼저 가기로했어서 만나고 나서 뭐 좋아하냐 이런 얘기를 함 여자 왈 그냥 아무데나 가여~ (실제 말투가 이럼)
초밥얘기했더니 저기있다고해서 보니 역앞 초밥집이라 그냥 거길 감 맛있었음 둘다 밥맛없어서 반 남김
여기까지는 괜찮았음 배부른데 바로 카페가서 얘기나 할까요 하고 옮김
카페알바한테도 그 특유의 말투로 뭐가맛있어여~ 해서 알바가 좀 당황하길래 알바한테 내가 좀 공감해줌 아 그래요? 으음~ 끄덕끄덕 하면서
여기오면서 점수가 많이 떨어지셔서 다 계산하고 더 안보려고 둘다 계산해버림

얘기하면서 드는 느낌은 4차원? 마이웨이
자기얘기는 죽어도 안하려하고 내얘기만 듣길래
너무 제가 제얘기만 하는것같다 궁금하다 해도
본인은 친해져야 자기얘기를 좀 한다 시전

미국 10년살았다길래 만나러가면서 딴건몰라도 미국썰은 듣겠구나 했는데 미국 단어만 나와도 표정이 썩음
어느주에 살았는지도 못듣고 그냥 여기저기 살았다, 이모집에 살았다 밖에 못들음 10년인데 아무말을 안함

제가 독감걸렸기도 하고 건강, 다이어트 얘기가 나와서 예전에 허약했다, 곰팡이핀집에 살았어서 그랬을수도 있다 그래서 이사하고나서는 계속 건강이 좋아지고있다 이런얘기 하고나니까 태도가 심드렁해지고 얼굴을 안쳐다보더니 말놓자고함

가장 재밌게 하는 얘기는 공무원 되는법이나 하기 편한 직렬... 나이는 27이신데 공무원 관심있으면서 무슨 직렬이 있는지도 모름

바로 말 놓고 야 너 시전함
저는 정말 어디가서 호감상이다 좀 생겼다 듣고 모임에도 여기저기 다 불러주는 사람인 편인데
여자가 얘기 안해서 제얘기 정말 열심히 했는데 자기가 다 맞춰줬다 자기가 착하다 너는 고마워해야된다 이러더라구요

어쩐지 그때부터 말이 뚝뚝 끊기더라구요 더
카페 영업시간 끝나고 나와서 중간에 헤어지고 저는 매너상 덕분에 재미있었다 또 보게되면 보면 좋겠다! 이렇게 보냈는데 지금도 답장은 없습니다 9시반도 안돼서 헤어졌는데요

저는 집에와서 복기하면서 화나는스타일이어서
지금와서 이게 화가나고 잠이안와요
처음엔 이것도 별생각없다가 친구한테 소개팅썰푸니까
미국간거 자체가 거짓말일수 있다, 결국에 그냥 지금 백수인거 아니냐 그냥 똥밟았다 주선자한테 뭐 잘못했냐 하더라구요

그건 절대 아니고 주선자분이 잘 몰라서 그랬던것같아요
주선자분 (남자분)은 정말 착하고 호감가고 순수한 남자스타일이심.. 그래서 소개팅을 더 기대하기도 했음
웬만하면 한번보고 사람 이렇게 나쁘게 얘기하는것 자체도 안좋아하는데 해도 너무한것같아요

미국에 갔다와서 그런게 아니라 그냥 말투에서 무식이 뚝뚝 떨어져요
결국에 정리해보니 나이는 27이신데 미국 그냥 갔다왔고 얘기는 하기 싫고 공무원할까 생각만 해보고 알아보지도 않고 알바도 ’알아보는 중‘이고..
소개팅 한번도 안해본 연애에 극보수적인 여자분이 스피치학원에서 잠깐본 남자한테 소개팅시켜달라고 한거임

저도 연애를 안해본것도 아니고 여자랑 말을 못하는것도 아닌데
뒤돌아생각해보니 너무 어이가 없네요
그냥 똥밟았다 넘기면 되기야 하지만 이런사람이 있나요??
제가 뭘 잘못했을까요?
여기에 쓴 모든것들은 만날때부터 다 재고 생각하고 그런게 아니라 끝나고 생각한겁니다 오해는 마셔요...

제가 뭔가 잘못생각한다면 지적을, 아니라면 위로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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