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있습니다. 오래전에 일베를 했습니다.

628107No.3972016.10.29 14:07

어디 털어놓을 곳도 없고 마음이 무거워서 적어봅니다.

2010년 여름쯤에 디씨를 하는 친구가 웃긴 게시물들이나 짤이 있는 링크를 보내줬습니다. 처음엔 친구가 보내준 것들만 봤는데 무료한 일상에 재밌어서 얼마뒤엔 직접들어가서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게 바로 일베였습니다.

저는 당시 디씨를 하지도 않았고 인터넷도 그리 많이하는 편이 아니라 일베사이트는 디씨에서 그날 인기있는 게시물을 모아놓은 사이트고 일반적인 유머사이트로 알고 있었으며 지금 같이 논란의 대상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저 또한 재밋는 게시물들을 주변 친구들에게 보내주고 같이 쟈밌어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그당시에도 지역폄하, 여성폄하, 극우성향이 강한 게시물이 있었습니다. 저는 저런 생각들에 정반대의 대칭점에 있었지만 그것도 그냥 디씨의 특성상 올라오는 거라 가볍게 생각하고 저만 안보면 생각으로 무시하고 계속 접속했습니다.
그러나 저렇게 가볍게 생각한 제가 큰 잘 못 이었습니다.


그렇게 그 해말까지 몇개월 접속하다가 다음해부터 준비해야할 것들이 있어 자연스럽게 발길을 끊게되었습니다.
그렇게 일베는 제 기억속에 잊혀져가던 중 뉴스와 인터넷에서 문제적인 사이트로 부각이 되었습니다.


이로인해 점점 저에게 은연중 족쇄처럼 불안과 걱정이 생겼습니다. 일베를 안 들어간 이후에 알게된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는것 같고 혹여 예전에 유머사이트로 알고 들어갔다고 솔직히 이야기한다 한들 그렇게 안 믿어주고 오히려 저에게 낙인을 찍을 것 같은 두려움이 자라났습니다.


또한 제 정치성향도 한 번도 한나라당이나 새누리당을 선거에서 찍어본 적도 없으며 이번 총선에선 저희지역에 정의당 후보가 없어서 민주당을 찍고 비례대표로 정의당을 찍었는데 제가 예전에 일베를 들어갔다는 걸 알게 되면 전 그런 성향이 아님에도 저에게 '이중적이다', '가식저이다' 라고 등을 돌릴까 두렵습니다.


문제가 있는 게시물이 있는 사이트가 있었음에도 거길 들어간 제 경솔함에 대해선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그로인해 저의 가치관이나 모습들 모든 것이 일베로 취급되는 건 정말 억울합니다.


솔직히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것도 여러분들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걱정됩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할까요?? 일종에 평생 안고가야할 낙인 같은 것인가요??
만약 여러분들 친구분 중에 저 같은 친구가 있다면 어떤 생각을 하실지 궁금합니다.
두서 없이 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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