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살에 너를 만나 8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하고 벌써 헤어진지 10년..
나보다 일찍 학교가 결정됐던 너 때문에..나는 너를 따라 서울로 대학을 왔다. 조금은 특별했던 너의 전공 혹은 직업 때문에 나는 스무살 초반부터 뒷바라지 아닌 뒷바라지를 했다.
학교에서 밥먹기 싫어하는 너를 위해 하숙을 하다 자취를 시작했고..일주일에 한두번 정말 삼십분..밥만 먹고 학교로 돌아가야하는, 언제 올지 모를 너위해 나는 매일 저녁을 준비했었다.
너는 나와 동갑이었지만 군대를 늦게가거나 면제받을수 있었기에..24살에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구했고..너는 대학때보다 더 유명해졌다. 하지만 넌 전혀 변함없었고..나와 함께 있을때 너를 알아보는 사람들을 전혀신경쓰지 않고 나만을 바라봐 줬었다.
이미 고등학교때 부터 우리는 양쪽 집에서 만나고 있는걸 아는 사이었었고..나는..그리고 너 역시.. 서로의..그리고 상대방의 가족을 좋아했었다.
그러다 너의 큰아버지 생일잔치에 너의 부모님이 나를 곧 결혼할 여자친구라고 친척들에게 소개시켜줬었고 나에게 가족사진을 함께 찍자고 하셨을만큼..그리고 함께 가족사진을 찍었을만큼.. 그렇게 우리가 결혼하는것에 대해 어느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다 니가 나이트에가서 여자를 만났고..너는 우리는 성격이 안맞는거 같다며 헤어지자고 했다.
압구정에서 니가 다른여자랑 지나가는걸 봤다는 친구가 있었기에..내가 딱 한마디 물었다."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
너는 그렇다고 대답했고 나는 알겠다고 이야기 했다.
사람이 그렇게 울 수 있을까 생각이들만큼 그날밤 참 많이 울었고 그렇게 너를 끊어냈다.
우리가 헤어지고 연락을 받지 않는 내게 너희 아버지가 편지까지 보냈었다.
"아빠가 잘 해결할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줘. 아빠는 **이 말고는 며느리로 생각해 본적이 없어"
너희 누나는 음식을 잔뜩 싸들고 와서 우리집 앞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고 너희 엄마가 보냈다며..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고 오라고 했다고 너희 엄마가 싸주신 반찬을 우리집 냉장고에 넣어놓고 갔다.
우리가 헤어지고 2주뒤..너는 내가 생각나지 않냐고..어떻게 연락이 없을 수 있냐고 문자를 했다.
상처가 너무 컸던 나는 니 연락에 답장하지 않았고..그렇게 우리는 끝이났다.
근데..나는 어리석게도 그때의 나를 후회한다. 그때 다시 받아줄걸..지금 나는 아직도 허덕거리고 있으니..너한테 복수하고 싶어서 정말 좋은 집안의 사람, 능력좋은 사람도 만나봤는데..사랑은 못하겠더라..
우연히 틀었던 TV에서 나는 여전히 너를 만난다..
게다가..우리가 오래 만난 덕분에 너의 선배가 나의 친한 오빠가 됐고..너의 동기가 내 친구가 됐고..너의 후배가 내 친한 동생이 됐기에 그렇게 또 너를 만난다.
이제 그만할때도 지났는데..
벌써 10년인데 잊혀지지 않는 니 전화번호가 오늘 나는 참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