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조언 구할 곳이 없어 여기저기 팁을 좀 얻고자 글 씁니다.
저희 엄마가 강아지 두 마리를 기르고 있습니다. 엄마의 동거인(아저씨ㅇ,아빠x)이 하는 일의 특성(현장일, 길게는 한달-짧으면 일주일 에 한번 정도 엄마집에 올 수 있음)상 엄마가 외로워 하니 강아지 한마리를 사주겠다 하여 2017년에 한 마리를 들였고 엄마도 일을 하는 사람이니 강아지도 친구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여 엄마와 아저씨가 또 한마리를 2019년에 들였습니다. (동물등록은 엄마가 보호자로 되어 있음)
첫째 강아지가 엄마품에 왔을 땐 제가 엄마와 사이가 별로 좋지는 않은 편이라 동생을 통해 강아지를 키운다더라 정도만 듣고 그렇구나 넘어갔었고 본격적으로 제가 강아지들에게 정성과 사랑을 쏟은건 둘째 강아지가 입양된 이후부터 였습니다. 엄마나 다른 가족들에겐 말하지 않았지만 퇴사 후 바로 취업을 해야 했으나 하루 종일 둘이서만 집을 지키고 있을 생각을 하니 도저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1년 반 이상을 이직도 못하고(안하고) 애들을 케어했습니다. 그렇게 총 3년 이상의 시간을 보내며 두 마리 모두 엄마나 아저씨보다는 저를 훨씬 잘 따르고 저 또한 호칭은 언니, 누나지만 그냥 엄마 그 자체인 상황입니다. 주로 엄마 집에서 지내고 있지만 퇴근하고 거의 매일같이 엄마집으로 가서 산책시키고 집으로 돌려보내고.. 주말에 산책시키러 가고.. 그마저도 10개월 전쯤 엄마 집 근처로 이사를 한 후 부터는 퇴근 후 엄마 집에서 픽업 후 저희 집으로 데리고 저녁 먹이고 산책시키고 같이 자고 아침 먹이고 산책 시키고 엄마 집에 데려다 주고 반복 중입니다.. 엄마 집으로 데려다 주는 이유는 일단 낮에 사람이 없을 때 엄마집에선 두 마리 모두 분리불안 없이 잘 지내지만 저희 집에선 저 없이 특히 둘째가 짖어대기 때문에 둘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엄마와 아저씨간의 여러 다툼으로 헤어질 위기에 처해있고 아저씨가 둘째 강아지를 본인이 데리고 가야겠다는겁니다. 처음부터 본인이 데리고 왔고 본인도 이 아이 없이는 못 살며(첫째보다 둘째를 훨씬 이뻐함) 너랑 엄마가 강아지를 데리고 가면 보여달라고 하면 보여주겠냐며 특히 제가 두 아이 없이 못 산다는걸 뻔히 알면서 마치 인질 삼듯이 두번이나 데리고 도망치려다 실패한 상태입니다. 간단히 말했지만 그 과정이 말도 못합니다. 지난 월요일에는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와서 둘을 데리고 지방으로 가려던거 씨씨티비를 통해 확인하고 엄마와 제가 일하다 말고 회사에서 뛰쳐나가 전화로 설득하고 회유하여 데리고 오게 되었고, 이번 주말 토요일에는 밤새도록 한 마리를 안고 차에 태워 간다는걸 제가 끝까지 차에서 내리지 않고 매달려서 인천에서 아저씨 일하는 현장인 평택까지 갔다가 다시 올라오고 그 과정에서 폭행도 당했습니다. 짐을 싸들고 나가려던 엄마를 붙잡는 아저씨와 큰 소리가 나서 놀라 강아지를 안고있다 얼른 달려가 둘을 말리고 있던 밑집 아줌마에게 강아지를 급히 맡기고 말리려던 순간 아저씨가 아줌마에게 달려들어 강아지들을 확 빼앗아가려는걸 말리고 하는 과정에서 멱살도 잡히고 목도 가격당했어요. 저뿐만 아니라 옆에서 말리던 아줌마, 엄마도 마찬가지였고요. 저는 혹여라도 아저씨가 욱하는 마음에 강아지를 바닥에 패대기라도 칠까, 안뺏기려고 꽉 안고 그러다 관절이라도 다칠까 심장이.... 하.... 정말 이건 제 인생 여러 트라우마 중 하나로 남게 되었습니다.......
암튼 밤새도록 강아지를 안고(저에게 강아지를 넘겨주면 데리고 도망갈까봐) 위험하게 한 손 운전하고 담배 피고...
알고는 있었지만 이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건 정말 나뿐이구나 싶었습니다. 저라면 그런식으로 막 나갈게 아니라 헤어지더라도 제발 애들은 보고 살 수 있게 해달라고 했을겁니다. 이런 이야기도 해봤지만 아저씨 말론 지금이야 말로는 그렇게 얘기해도 너랑 엄마는 애들 절대로 안 보여줄거라며 나는 가족도 뭣도 아무것도 없는데 얘마저 나에게서 뺐지 말라고 그러더라고요. 본인도 얘 없이는 못 살고 많이 챙겼다며...(솔직히 코 웃음이 납니다.. 제 앞에서 감히 챙겼다는 소리가 나오나 싶어요. 저는 제 일상 자체가 = 강아지들 이라고 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을만큼 주변에서 무슨 애 엄마냐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들으면서 살고 있어요. 제가 생각해도 저는 결혼적령기가 지나가고 있음에도 이 아이들 케어가 우선이라 제 인생 많은 부분들을 희생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엄마와 강아지들을 안전하게 피신시킬 공간이 마땅히 없는 상황입니다.
여동생 집이 있지만 사위 눈치도 그렇고 두돌 반정도 된 조카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고...
그렇다고 제가 살고 있는 집으로 엄마와 강아지들을 데리고 오기엔 좁은 원룸에다 동호수는 정확히 몰라도 아저씨가 아파트 위치는 알고 있는 상황입니다. 막말로 기다렸다 해코지 하고자 하면 하는거죠...
그래서 일단 최대한 회유하고 설득하고 들어주고 화도 내보고 하면서
아저씨 왈 엄마랑 결국 헤어지게 되더라도 강아지 데려간다 소리는 안 하겠다(엄마 말론 어차피 데리고 갈수도 없는 상황인데 고집피우는거라고 하더라고요, 엄마나 저에게 얘네가 최대 약점인거 알고 붙들려고 그러는거라고) 대신 애들은 한번씩 보여줬음 좋겠다라고 구두로 약속하고 엄마랑 화해(말이 화해지 그냥 엄마가 진정한 사과를 하면 받아들이겠다였음)하고 평화를 찾은 척 하고 있는 중입니다.
허나, 그따위 짓을 했는데 제가 미치지 않은 이상 그 인간을 어떻게 믿나요...
직접적 폭행은 없었다지만 위협적은 행동을 한것은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고 밀고 당기고 도망치고 하는 상황에서 엄마도 저도 그 인간도 여기저기 긁히고 상처는 났더라고요. 혹시 몰라 사진은 다 찍어놨고 경찰 신고도 들어갔었으니 기록은 남았을거고..
그러나 당장 엄마 집을 몰래 팔고 쥐도 새도 모르게 피신하지 않는 이상
서로가 서로의 눈치만 보면서 불안하게 살아야하는데...
대체 어떻게 해야 이 불안을 완전히 끝낼 수 있을까요..
신변보호 요청을 하자니 뭐 대놓고 협박을 한 것도 아니고..
막말로 집도 다 아는 마당에 그거 신청한다고 뭐가 그렇게 안도감이 들까싶고요..
강아지는 아시다시피 사람이 아니기에 재물로 들어가 경찰개입이 쉽지도 않을거고...
엄마랑 좋게좋게 헤어져서 엄마도 깔끔히 이사하고 약속한대로 우선 초반만이라도 강아지들 보여달라고 하면
자주가던 반려견 운동장에서 같이 볼 수도 있을 것 같기는한데...
좋게 헤어질 수는 있을까,
진짜 강아지들에게 해코지를 하거나 데리고 도망치진 않을까..
잃을거 없는 사람인데 뭔 짓인들 못할까 싶기도 하고...
별 생각이 다 드는 상태입니다.
아직 마음이 진정되지 못하여 두서없고 정리 안 된 글이지만
생각나는 방안이 있으시다면 뭐라도 좋으니 작은 팁이라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