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집 사회복지관 공익 523기다. 우리 때 점심시간은 이정도였다.

488704No.409852022.06.16 18:15

점심시간.

돼정공 아쎄이들의 허기를 채우는 전통.

근무지 배치 받고나서 선임들 앞에서 구내식당 메뉴를 그냥 입에넣고 제대로 씹을새도없이 악으로 몇 판씩 삼켜야 한다.
철모르던 아쎄이시절 나도 빙 둘러앉은 복지사들 앞에서 제육볶음과 각종 반찬들 거의 17인분을 받아왔고.
매콤매콤한 제육볶음을 허겁지겁 물도없이 계속 삼키는데도 양이 부족해 계속 배가 고팠다.
10인분째 먹는데 눈초리가 확 느껴지면서 배식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슬쩍 눈치가 보여 받은 밥과 반찬을 깨작대면서 있는데
황근출공익님(돼공, 정공, 172cm, 156kg, 3대 50)이 돼지애기처럼 달려와서 내 식판을 엎으려다가 호흡곤란이 와서 바닥에 쓰러졌다.
당연히 식판은 미동도 없었다.

나는 그날 황근출공익님이 의식을 찾을때까지 CPR했다.

응급처치가 끝나고

황근출공익님이 짬통에 들어간 제육과 밥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거라도 가져와라’
‘내가 선택해서 먹는 밥이다. 저거라도 먹겠다.’

나는 공포에 질려서 무슨 생각을 할 틈조차 없이 짬통을 가져다줬고
황근출공익님은 걸신들린것마냥 남이 뱉어낸 오돌뼈까지 전부 처먹었다.

그날 오후에 황근출공익님이 나를 불렀다.
복지사의 책상에서 훔친 빠다코코낫 한 봉을 통째로 입에 털어넣으며 말했다.
‘부족한 내 밥을 아무도 남겨주지 않는다. 여기는 우리 집이 아니다. 아무도 내 식사량을 묵인하고 넘어가주지 않는다. 여기 복지관에서뿐만이 아니다. 사회가 그렇다. 아무도 니가 흘린 똥 대신 치우고 닦아주지 않아. 그래서 나도 더러워서 악으로 깡으로 안닦으면서 사는거고, 아무도 남겨주지 않아. 그래서 짬통이라도 먹은거다.’
‘명심해라. 공익은 자신의 일은 하지않아도 밥은 짬통에서라도 챙겨먹어야 한다’

그날 나는 신문고에 복지사들의 만행과 황근출공익님의 이상행동을 제보했고.
12통의 전화 끝에 구청으로의 재지정이 확정되었다.
나는 그날 왜 돼정공애기들이 무시당하는지를 배웠고, 그 다음날 또 구내식당에서 열그릇을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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