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말씀드려도 되는 상황일까요?

387500No.445572023.02.11 08:42

평생을 공부만 하다 서른이 넘어서 코시국 기간동안 동창들의 좋지 않은 소식을 연이어 들은 뒤에 인생이란 뭘까에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생각이 깊어질수록 약간 우울증 비슷하게 몸과 마음이 가라앉게 되더라구요.

회사도 일도 운동도 취미도 마땅히 즐겁지가 않다가 정말 우연한 기회로 북토크 워크샵에 참여하게 됐고, 이게 인연이 되어 매주 주말마다 꾸준히 나간지 두달째가 돼가네요. 책이 좋았고,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끼리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는게 너무 좋았습니다.

그러다 북토크 장소를 항상 내어주시는 대표님 오피스에서 스몰토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책장 한켠에 제가 몸 담은 회사의 오너 일가와 저희 회사 본사 라운지에서 같이 찍으신 사진이 걸려있길래 몇마디의 대화를 나눴습니다. 제 출신학교와 직장을 바로 아시더라구요.

그 뒤로 북토크에 참여하시는 분들께 제 소개를 어디 출신에 어디 근무하고 계신 누구세요. 라고 해주십니다.절대 어떤 의도도 없으시고 사람 자체가 좋으신분이라 관련 업계 분들끼리 안면을 트게 해주시려는걸 잘 알고 있습니다.실제로 동문인 선후배분들을 알게 됐어요.이런 인맥을 만들려고 모임에 오는 사람들이 있는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 이곳에 와서는 제 일에 관한 이야기는 단 한마디도 나누고싶지 않아요. 책을 좋아하기에, 대화를 좋아하기에 서로를 모르기에 거기서 오는 편안함. 그 이유로 찾아가는건데 대표님이 제 소개를 저렇게 하시면 달라지는 사람들의 태도가 마냥 달갑지 만은 않습니다. 이에 관련해 제 직장과 학교는 밝혀주시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는 이야길 정중히 전해드리고 싶어요.

제가 이 모임에서 뛰어나게 잘난편도 아닙니다. 유학하신분들도 계시고 이미 업계에서 인플루언서이신 분들도 계십니다. 저는 그냥 이 곳에서 머리를 쓰며, 다분한 의도를 가지고 이야기하고 싶지가 않아요.

대표님이 상처받으실까 아니면 제가 괜히 예민해서 혼자 이러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스스로 느끼기에도 지금의 제 정신이 건강하지 않음을 알아서 주변분들껜 차마 묻지 못할거 같아 익명의 힘을 빌어 개드립 유저분들께 의견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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