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상처를 타인이 깎아내리는 건 참 아프네요.

170344No.447062023.02.22 15:47

원래 저는 스스로의 불행이나 상처를 누군가에게 잘 안하는 성격이거든요. 진심으로 믿는 사람들에게도 일이 그 아픔이 해소되고 난 후에야 얘기하는 편입니다.

근데 그 불행 중 하나가 재작년에 비로소 해결이 되고 나니 마음의 큰 짐 하나를 덜어낸 시원한 기분도 들고 해서 사촌 중 한사람에게 일부분만 털어냈습니다.

근데 사촌이 제 얘기를 듣더니 "누구야도 힘들었겠네. 그래도 누구야는 나보단 낫다. 난 이러이러해서 내가 누구야보다 더 힘들었어."

라고 하더라구요.
그때 그 말을 들은 당시엔 상처는 받았지만 그냥 넘겼 거든요. 근데 금방 지워질 상처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그게 깊이 남았나봐요.

울컥한다거나 화가 난다거나 라기 보다는 그냥 계속 사촌의 그 한마디가 문득 한번씩 떠오르면서 저를 생채기 내는 기분입니다.

저는 저의 상처가 누구보다 더 힘들고 덜 힘들고를 생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각자의 아픔은 각자의 무게가 있을거고 그 무게는 타인이 짐작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저 어렴풋이 당신도 많이 힘든 시간을 보냈구나, 하고 서로 위로할 뿐이라 생각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당연히 그럴 거라고 은연 중에 생각했던 거 같구요.

이러한 생각이 그사람과 얘기하면서 계속 들다보니 내가 너무 속이 깊지 못한 건가 싶다가도 떨치기가 힘들어서 써봤습니다.
아직 견고한 어른이 되려면 멀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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