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남편분의 재정적 심리적 상황이 님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많이 힘들수도 있습니다.
남녀를 떠나서 외벌이 하는 가장들은 가족을 위해 외벌이라는 상황에 스스로를 던지기까지 큰 결심을 했을겁니다.
가장이 돈 벌어온다고 유세떨고 큰소리 치는건 쌍팔년도 이야기이고 오히려 가장이기 때문에 직장에서 사회에서 자신이 겪는 다양한 어려움을 가족에게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내가 힘든 걸 가족에게 이야기하는게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생각할테니까요.
그래서 더더욱 비겁한 방법을 선택합니다.
사실 남편분에겐 세차든 수영장이든 물놀이 용품이든 조금도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한 푼 아끼겠다고 푸념하는게 아니라, 그냥 내가 힘듦을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차마 말은 못하고 의사표현을 할줄 몰라 그저 울어재끼는 아기처럼 불편함을 아주 원초적이고 치사한 방법으로 표현하는걸로 보입니다.
육아도 가사도 바깥일과 경중을 따질 수 없을 만큼 신성한 일임에는 이견이 없지만, 바깥에서 여러 사람 여러 업무에 부딛히는 소위 말하는 바깥사람 입장에서는 본인이 하는 일이 훨씬 복잡하고 중요하다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가끔씩 고맙다고 해줘보세요. 당신이 물놀이 용품 사준 덕분에 아이가 너무 행복하게 잘 놀았다고, 세차한다고 고생했음에도 차 태워줘서 편하게 잘 다녀왔다고요.
사소한 고마움 표현을 하시다 보면 처음엔 남편 스스로가 아름다운 도전으로 시작했던 가장으로서의 삶이 어느덧 '일상'이 되고 '신세'가 되어버렸을 수도 있는 지금, 다시 벅찬 마음으로 하루 더 힘차게 박차고 일어날 수 있는 원동력이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외벌이인게 문제가 아니고 사람이 못나보이네요

진지한 대화가 필요해보입니다. 양초 하나 켜 놓고 식탁에 앉아서 대화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