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글]연애상담

695144No.5782016.11.22 21:06

개드립 유저 4년만에 이런 기능 처음 알았네요ㅎㅎㅎ 이런 게 있는 줄 알았으면 종종 들어와 볼 것을 ㅠㅠ
처음 알게 된 기능이기도 하고, 이 고민을 누구와 공유하기도 힘들어 한 번 써 봅니다.

연애에 관한 고민인데요, 같은 경험하신 분 있으면 도움의 말을 부탁드립니다.. 이 사람과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여러분들의 경험을 통해 조언해 주시길 부탁드려요..



본론으로 들어가면,
저는 수험생이고, 제 남친은 군인입니다. 사귀기 전에도 지금까지도 항상 저를 그 누구보다도 사랑해주는 고마운 사람입니다. 처음 사귀게 된 것도 이젠 사랑받는 연애하고 싶어서, 이 사람이 날 사랑해주니까 이 사람이 내게 주는 사랑만큼 나도 이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사귀었습니다.

근데 그게 좀 힘들어요.
남친의 사랑은 정말.. 비교불가에요. 시험이 다가오면서 생기는 이유없는 짜증과 불안, 심술을 전부 알아주고 받아주는 건 누구도 하지 못할 일이니까요. 이유없는 화를 풀어주고, 달래주는 그에게 정말 고마우면서도 그보다 더 자괴감이 듭니다.

나를 사랑하는 이 사람을 괴롭힌다는 사실이 너무 힘든데, 너무 자연스럽게 괴롭히게 돼요. 가시 돋친 말과 억지스러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고 그가 사과할 때까지 그 이후에도 계속 화를 내요. 정말 화가 나서보다도 그냥 그렇게 돼요.

감정의 쓰레기통. 그게 지금 제 남친이 제게 해 주고 있는 희생 중 하나에요. 어쩌다 나의 사랑이 이런 역할을 맡게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연애하기엔 너무 미숙하고, 어리고.. 말그대로 연애하면 안되는 사람이겠죠..

나를 이만큼 사랑하고 희생해주는 이 사람하고 함께하고 싶다는 이기적인 마음과, 이렇게 착하고 배려심깊고 어른스러운 남자를 내가 망쳐버릴 순 없다는 생각이 계속 저를 괴롭혀요.

시험에 합격하면 모든 게 끝날 거라, 제대하면 좀 나아질 거라 서로 위안하면서 화해하고 토닥이지만..
그런데 저는 지금 제 인성의 끝을 보는 거 같아요. 앞으로도 힘든 일에 처하면 또 남친에게 그 화풀이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만하고싶다는 마음과 더 잘해주고 싶다는 마음 사이에 절 잡고 있는 건 남친이에요. 남친은 항상 이런 절 이해하려하고, 괜찮다고 해 주고... 그런데 이 사람도 지치겠죠, 언젠가는요.
저는 점차 이 사람에게 의지하고 처음보다 더 이 사람을 사랑해 가는데, 이 사람이 지쳐 떠날 것도 걱정되고 그 순간에 저는 어떻게 될까 생각하면 그냥 지금 끝내는 게 서로에게 좋은 것 같기도 해요.

여기 쓴 내용 외에도 저는 정말 쓰레기에요. 그런 저를 다 알고도 좋다고 말해주고 항상 예쁘다고 해주고 사랑한다고 하는 이 사람을 위해 제가 뭘 할 수 있을까요?

저와 같은 경험이 있으신 분은 제게 알려주세요.. 제가 어떻게 해야할까요? 시험이 끝나도록 기다려야 할까요, 더 잘해줘야지 하는 부질없는 다짐을 계속할까요,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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