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큰집에 가기가 너무 싫어요.

578059No.66582017.09.22 23:59

아직 스물셋밖에 안됐는데 취업은 어떻게 됐니, 학과 비전이나 전망은 어떠니, 보통 너네 계열은 연봉이 어느 정도 되니, 남자친구는 있니, 연애는 어떠니, 이딴 소리 들을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한강 생각나네요.

일주일 전 친척언니 결혼식 때 저 소리 듣고 왔는데 또 얼마나 됐다고 추석이 와서는... 뭐 돈이라도 주면서 그딴 말 하면 몰라ㅜㅠ... 저런 걸 덕담이라고 하는 게 어이가 없어요.

가서 상 차리고 음식 만들고 설거지 청소까지 도와야하는데 그것도 싫어요. 왜 내가 일년에 얼굴이나 겨우 보는 인간들을 위해 해야하나 싶고...

부모님도 안 하는 말을 뭐 잘났다고 계속 제대로 새겨들으라는 식으로 말하는 인간들이 너무 혐오스러워요. 오빠가 지금 27인데 오빠 취직했을 때도 온갖 오지랖은 다 부렸고, 저번 친척언니 결혼식에선 오빠한테 결혼 언제 할거냐, 애인은 있냐, 소개 받아라, 연봉은 얼마냐, 회사는 어디냐 묻는 거 보고 진짜 정 뚝떨어져서...

저희 남매는 벌써부터 추석 때 도망갈 계획을 짜고 있어요. 어떤 변명을 해야 큰집에 안 갈 수 있을까요... 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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