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설

358129No.18472017.03.14 10:04

"할 말 더 있어?" "......" "미안해 갈게.." 쾅. 차에서 내려 걸었다. 할 말? 많았다. 자존심이 앞섰다거나 쿨하고싶어 말을 삼킨게 아니었다. 그냥 머리가 하얘져서 별 생각이들지 않았다. 왜 갑자기 그러느냐 묻고싶지도 않았다. 갑자기도 아니었기에.

얼마 전, 남자는 여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만 갈 뿐 여자는 받지 않았다. 직장을 다니는 여자를 남자는 이해해야 했다. 두 시간 뒤 걸려온 여자의 전화에 남자는 샤워를 멈추고 손과 얼굴만을 대충 닦은 뒤 전화를 받았다. 직장 상사들과 같이 있어 폰을 보지 못했다는 말. 이해해야했다.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쩔 것인가. 남자는 여자에게 금요일에 영화를 보러 가자고 했다. 여자는 어찌 될 지 모른다 했고 시간이 된다면 가자했다. 금요일, 여자는 회식이 있었고 토요일은 쉬고 싶어했다. 일요일은 가족끼리 어딜 다녀온다했다. 이해해야했다. 먼저 보자고 하지않는 여자가 의아했고 거절만 당하는 남자는 자신이 초라하다 생각했지만 이해해야했다. 정말 다른 길이 없었다.

남자는 연락을 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하지 않아 보았다. 여자는.. 연락이 없었다. 그리고 일주일뒤에 전화를 걸어 만났다.

쾅. 차에서 내려 걸었다.

길고 길었던 연애도 아니고 이런 일 남자에게는 아무렇지도 않다. 사실 아무렇지 않은건 아니지만 누군가 남자를 본다면 아무렇지 않다 할 것이다.

내일은 그래 보일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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