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글)그래도 내 인생이 성공적이라고 느껴질 때 1

529046No.399752022.04.19 19:41

30대 중반 유부녀입니당

요새 하릴없이 내 인생은 어땠나 돌아볼때가 있는데 가끔은 허무하다가도

지금 몸담은 직업이랑 내 주변 사람들만큼은 뿌듯하고 만족스럽고 자랑스러워요 ㅋㅋㅋ

직업은 웹개발자인데 뭐 개발자들 많고 제가 특출나거나 엄청 대단한 수준은 아니지만 왜 자랑스럽냐면요

제가 전공이 컴퓨터공학인데도 학교다닐때는 정말 코딩을 하나도 못했어요

이론적인 수업들은 열심히 들었고 점수도 잘나왔는데 코딩 과제가 나오면 그냥 제출을 안했어요. 아무리 선배들한테 물어보고 공부하느라 두꺼운 코딩책 몇권을 봐도 이해가 안가는거에요

그래서 난 절대 개발자는 못하겠네.. 졸업하면 뭐해먹고 사나 하면서 되게 우울했어요.

그러다가 진짜 졸업을 하고 그와중에 남친이랑 속도위반으로 결혼하게 되면서 물론 결혼자체는 정말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했고 후회는 없지만 이걸로 난 이제 직업이라곤 갖지 못하겠구나 생각하고 추가로 산후우울증이 겹쳐서 정말 나라는 인간은 쓸모가 없다 죽고싶다는 생각에 가득차있을때가 있었어요. 애 어릴때 격리도 돼보고 자해도 한적이 있고 공황장애도 겹쳐서 정말 아무런 신호도 없이 막 쓰러지기도 하고 안면마비도 오고 호흡곤란도 가끔 겪으면서 무너지던 도중에 남편이 정말 조심스럽게 국비교육을 추천해줬고

사람들 만나면서 우울한 기분이라도 던져버리자 하고 웹개발 국비교육 듣게됐는데 이상하게 예전에 이해못하던 내용들이 이해가 되고 학원 프로젝트 했을땐 제가 기획 설계하고 남들 일정관리까지 할 수 있을 정도(물론 학원한정) 되니 자신감이 붙었어요

그래서 중소기업 면접 보고 회사생활 하다가 이제는 프리랜서 하고있는데

적어도 남한테 욕 안먹고 제 몫을 해낼 수 있는 9년차가 되어서 일하고있어요 ㅋㅋ

암튼 퇴직금은 없는 프리랜서지만 그래도 월 700이상 벌고있어요 ㅋㅋ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하면서 즐겁다는 사실이 정말 좋아요 ㅋㅋㅋ 대학생땐 생각도 못했던 건데 지금 당황스러울정도로 잘맞는거같아요 직업이 ㅋㅋ

그리고 사람들도 너무 좋은사람들 많이 만나고 도움도 많이 받았는데 직장생활에서도 좋은사람들 많이 만났는데 이건 2번째 글에 쓸거에요. 길거든요. 아무도 두번째 쓰라고 안했는데 첫번째도 쓰라고 안했는데 그냥 문득 자랑하고싶네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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