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문과는 필요없다. #1

116871No.522522025.04.13 21:56

현우는 잠시 숨을 고르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갑자기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정우 씨, 문과에서 그나마 '유용하다'고들 말하는 게 뭐냐? 경영학? 경제학? 그게 대체 뭐라고 생각해? 사람들은 그걸 '실용적인 학문'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허상에 불과해."

정우는 잠시 당황한 얼굴로 현우를 쳐다보았다. "경영학이 허상이라고? 그건 좀 과장된 말이 아니야?"

현우는 비웃듯 고개를 저었다. "아니, 오히려 너무 관대한 표현이지. 솔직히 말해서, 경영학이라는 건 그저 이론상에서나 그럴듯해 보이는 말장난일 뿐이야. 현실에서 기업들이 성공하는 이유가 뭔 줄 알아? 경영학 덕분이 아니야. 진짜 기업들이 성공하는 이유는, 혁신을 가져오는 기술과 그 기술을 다루는 능력이야. 경영학은 그저 뒤에서 따라오는 거지, 결코 앞서나가지는 못해."

정우는 입을 열었지만, 현우는 그를 무시하고 말을 이어갔다. "경영학자들이 떠드는 이론들? 실제로 기업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그들이 제공하는 해결책은 전부 뻔해. '효율을 높여라', '비용을 절감해라', '팀워크를 강화해라'. 그게 정말 새로운 말이라고 생각해? 그건 고등학생도 생각할 수 있는 말이야. 결국 그들이 하는 일은 남들이 당연히 알고 있는 걸 복잡한 용어로 포장해서 팔아먹는 것뿐이지."

정우는 경영학을 옹호하려는 듯 몸을 일으켰다. "그래도 경영학이 있기에 기업들이 더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잖아. 그건 분명히 가치 있는 일이야."

현우는 그 말을 비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효율성? 그건 결국 숫자 놀음에 불과해. 경영학자들이 '효율성'이라는 단어를 얼마나 남용하는지 알아? 삼성을 봐 그들은 회사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구조조정이나 인력 감축을 권장하지. 그게 경영학자들이 내놓는 해결책이야. 무능한 경영자들이 경영학 이론을 들고와 사람들 잘라내면서 '이게 회사를 구하는 방법'이라고 말하는 거지."

정우는 불편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현우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 자극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경영학이라는 게 진짜로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는 건, 대기업들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경영학자들이 얼마나 무능하게 대응하는지 보면 알 수 있어. 2008년 금융위기 때를 생각해봐. 경영학을 공부한 이들이 금융 시스템을 얼마나 복잡하게 만들어놓았는지, 그 결과가 뭐였는지 알잖아. 전 세계가 그들의 '이론'에 휘둘리다가 경제가 붕괴했어. 결국 그들이 말하는 '체계'라는 게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증명된 셈이지."

정우는 반박하려 했지만, 현우는 그를 강하게 제지하며 이어갔다. "그리고 경영학에서 제일 많이 하는 말이 '리더십'이잖아. 하지만 진짜 성공하는 리더는 경영학에서 배운 리더십 덕분에 성공한 게 아니야. 그들은 본능적으로 사람들을 이끄는 능력을 타고난 사람들이야. 리더십이란 걸 경영학 이론으로 가르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게 바로 경영학의 가장 큰 착각이지."

현우는 냉소적인 눈빛으로 덧붙였다. "결국, 경영학이라는 건 돈을 버는 기술을 다루는 게 아니라, 그저 성공한 사람들의 성과를 나중에 분석하고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것뿐이야. 현실에서 그들이 얼마나 쓸모없는지 보여주는 사례는 많아. 경영학자들이 뛰어난 경영 능력을 갖췄다면, 왜 그들은 스스로 기업을 경영하지 않고, 그저 남의 회사에 자문이나 하고 있을까? 진짜 경영자들은 경영학 이론이 아닌, 실전에서 얻은 경험으로 회사를 운영하지."

정우는 무거운 표정으로 현우를 바라보았다. 현우는 마지막으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 문과 중에서 그나마 '실용적'이라는 경영학조차 이 모양이야. 그들의 이론과 말장난이 실전에서 진짜로 쓰일 수 있는지 생각해봐. 결국 경영학도, 문과의 다른 분야들과 마찬가지로 공허한 말뿐이야. 그들이 세상을 어떻게 더 나은 곳으로 만들었는지 말해봐. 내가 보기엔, 그들은 오히려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을 뿐이야."

정우는 더 이상 말할 힘을 잃은 듯,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현우의 말은 너무도 날카로웠고, 경영학에 대한 그동안의 믿음을 흔들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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